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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쌤 일상

100일 에세이쓰기 (함께 여행가고 싶은 사람은?)

by 책읽는하하쌤 2021.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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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실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요즘 함께 여행하고 싶은 한 사람이 생겼다. 그 사람은 바로 '친정엄마'다. 엄마랑 단둘이 여행을 꼭 한번 가고싶다.

그 시절의 모든 엄마들이 다들 그러하시겠지만 엄마는 본인의 삶은 없고 남편과 자식들 위해서 자신을 희생 하시면서 사셨다. 늘 우리 삼남매 다 출가 시키시고 호랑이 같던 남편도 나이들어 조금 유해지면 조금 여유롭게 자신만의 시간을 갖으며 사시겠다고 하셨다.
나도 엄마가 그렇게 사시길 바랬다.

그런데 3년전 외할머니께서 갑자기 침대에서 낙상을 하시는 바람에 고관절 수술을 하시고 거동이 불편해 지셨다. 딸 둘에 둘째인 엄마는 멀리 전주에 계시는
이모를 대신에 할머니를 모시계 되었다.
70이 되신 엄마가 90이 넘으신 외할머니를 모시계 된 것이다. 할머니께는 죄송하지만 '우리 엄마 참 편히 살 팔자가 아니신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가
전혀 외출을 못하시니 엄마도 덩달아 하루 종일 집에만 계신다. 엄마 친구분들은 매일 모여서 맛있는거 드시고 놀러도 다니시는데 엄마는 잠깐의 외출도 못하시고 얼마나 답답하실까? 마음은 안타까운데 나도 나의 생활이 있다보니 그저 전화로 안부를 묻거가 가끔 찾아가서
같이 식사하는 정도지 별로 도움을 못 드리고 있다.
그런데 요즘 엄마가 부쩍 우울해 하시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된다. 엄마도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나이인데 할머니를 돌보시느라 자신은 챙기지 못하고 계신다.

몸과 마음이 점점 지쳐 가시는것 같다. 가끔 바람이라도 쐬시라고 일부러 밖에서 점심을 함께 먹기도 하는데 그 때도 마음은 집에 혼자 계신 할머니 걱정에 2시간 이상을 마음편히 보내지 못 하신다.
엄마랑 단둘이 단 하루라도 여행을 가고 싶다. 늘 엄마가 말씀하신대로 '먹고 싶을 때 먹고 , 자고 싶을 때 자고 엄마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드리고 싶다. 하지만 엄마는 당분간 그렇게 하지 못하실꺼 같다. 하루쯤 다른 사람에게 할머니를 부탁하고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 좋으련만~~ 그럴수없다고 손사레를 치신다. 그런 엄마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닌데 ... 나역시 답답한 마음에 괜스레 짜증 섞인 말투로 말이 나간다. 참 못난 딸이다.

더 늦기 전에 엄마랑 둘만의 여행을 가고 싶다. 엄마가 드시고 싶어 하는거, 하고 싶어 하시는거 마음껏 하실 수 있게 해드리고 싶다. 어떻게 해서든 내가 방법을 찾아 올해가 가기 전에 엄마와 둘만의 여행을 꼭 해봐야겠다.

"엄마, 막내랑 여행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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